명품짭 의·정 갈등 국면에서 ‘막말’ 논란 등을 빚어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0일 탄핵당했다.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이르면 한 달 내에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전공의들과 대립해오던 임 회장이 물러나면서, 의협과 전공의 사이의 관계는 일단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아가 의협의 리더십 전환이 9개월째 교착상태인 의·정 대화 진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의협 회장 탄핵 역대 두 번째, 임 회장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안 가결 정족수 150명을 넘긴 170명 찬성으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대의원 248명 중 224명이 이날 총회에 참석했다. 반대는 50표, 기권은 4표로 75.9%의 압도적 찬성률을 보였다. 불신임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지난 5월 임기를 시작한 임...
2년6개월 동안 당대표 3명, 비상대책위원장 4명….윤석열 대통령 임기 전반기, 혼돈의 당정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당정은 국정 어젠다를 제시해야 할 임기 초에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여당 대표를 몰아내고 새 리더십을 세우느라 공력을 소모했다. 대통령이 힘으로 당을 찍어누르는 양상이 이어지면서 당내 갈등이 반복됐다.당정 관계는 윤 대통령 임기 초부터 혼란을 거듭했다. 지난 대선 때 억지로 봉합한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이 2022년 6·1 지방선거 후 터져나온 게 신호탄이었다. 당내 절대다수였던 친윤석열(친윤)계는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당 윤리위에 올려 당원권 정지 징계를 관철했고, 2022년 8월 이 전 대표 체제는 무너졌다. 사상 초유의 집권 초 여당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주호영 비대위’는 이 전 대표의 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한 달 만에 무너지고 ‘정진석 비대위’가 들어서는 혼...
어느 날 로마 왕실의 기둥에서 뱀이 나왔다. 기이한 징조였다. 이런 징조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공적인 일에 해당하고, 그 해석은 에트루리아 출신의 사제에게 맡겨졌다. 하지만 왕은 자신의 아들들을 델포이의 신전에 파견했다. 왕은 이 사건을 사적인 일로 판단했지만, 이 판단은 국가를 공동의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불의한 것으로 여겨졌다. ‘각자의 것은 각자에게(suum cuique)’라는 정의의 원리에 따라 공과 사는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하는데, 왕의 판단은 이에 위배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적인 일을 사적으로 처리한 왕이 타르퀴니우스였다. 이에 맞서 싸운 사람이 로마 공화정의 아버지인 브루투스였다.“그는 먼저 그곳에서 인민의 맹세를 낭독했다. ‘누구든 왕이 되려거나 자유에 위험이 되는 사람이 로마에 있는 것을 용납하지 말라. 이를 전력을 다해 지키고, 이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경시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는, ‘만약 나라 사랑이 앞서지 않았다면, 자신은 인간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