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올려!”선장의 신호가 떨어지자 인양선의 모터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모터는 천천히 도르래에 걸린 쇠줄을 감아올렸다. 모터 소리와 쇠줄이 도르래와 마찰하는 소리가 섞여 30t 크기의 선박 전체를 울렸다. 배는 마치 거대한 낚싯대처럼 바닷속에서 무언가를 건져 올리고 있었다.인양선이 굉음을 내기 시작한 지 5분쯤 지나자 잠잠하던 바다 표면이 하얗게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수확물이 표면 근처까지 올라왔다는 신호로, 어획물이 많을수록 흰 거품이 많이 생겨 어부들에겐 ‘좋은 징조’로 불린다. 잠시 뒤 쇠줄 끝에 달린 갤로스(끌개)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흰 거품이 금세 검은 펄로 뒤덮였다. 배가 건져 올린 것은 물고기도, 문어도, 조개도 아닌 폐어구였다.지난 8일, 부산 강서구 천성항에서 고기잡이배를 타고 10분 정도 나가자 인양선에 탄 인부들이 한창 폐어구를 수거하고 있었다. 폐어구는 인간이 바다에 버린 그물, 통발 등 어업 도구를 말한다. 쓸모가 다해...
비비언 고닉(84)은 1969~1977년 페미니즘 운동 취재로 유명해진 미국의 전설적인 기자다. 책은 뉴욕의 좌파 노동계급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가 과거 공산당원으로 활동했던 수십명을 인터뷰해 1977년 출간한 것이다. 2020년 복간됐다. 성원 옮김. 오월의봄. 2만7000원▲모우어천선란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2020~2024년 사이 쓴 단편 여덟편을 수록했다. 외계 존재 진압에 투입된 어린아이들, 비범한 능력이 있는 10대 청소년, 장의사 안드로이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살아가는 인간과 동물 등 다양한 존재를 조명한다. 문학동네. 1만7000원▲잊혀지지 않을 권리지난해 아동 44명이 학대로 사망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인 저자가 지난 12년 동안 아동학대 관련 재판정에서 보고 듣고 정리한 자료들을 정리했다. 저자는 아동학대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한다. 공혜정 지음. 느린서재. 1만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