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상위노출 숨과 입자|황여정 지음|창비|252쪽|1만6000원중소기업 광고 디자이너 이수는 대기업으로의 이직을 목표로 열의를 다해 일에 매진한다. 이수가 좇는 또 다른 목표는 세련되고 산뜻한 “퍼스널 라이프 스타일”을 갖는 것이다. 이수는 그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강한 멘탈’ ‘높은 자존감’ ‘확고한 생활원칙’을 구축해 나간다. 이수는 자신의 “발전적”인 삶에 자부심을 느낀다.그러던 어느 날 이수는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를 겪고 지독한 번아웃 증상에 시달린다. “발전적”이라고 생각했던 삶이 사실은 끝없는 생존경쟁에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일을 그만둔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수에게 동생 이영은 포르투갈 여행을 권하고 이수는 그곳에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포르투갈 여행에서 이수는 우연히 아드리아나가 운영하는 요가원을 찾게 된다. 아드리아나가 이끄는 대로 요가의...
2017년 5월의 어느 일요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집단 낮잠 체험’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신학대 졸업반이던 흑인 여성 트리샤 허시가 기획한 행사였다. 돈은 없고, 가족은 아프고, 투잡 스리잡을 뛰며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허시에겐 휴식이 절실했다. 행사에 일면식도 없는 40명의 사람이 몰렸다. ‘낮잠사역단’의 출발이었다. 허시는 ‘낮잠의 주교(Nap Bishop)’로서 미국 전역에서 ‘휴식은 저항이다’ 운동을 이끌었다.수익을 위해 밤낮없이 일할 것을 요구하는 ‘과로사회’를 비판하는 글들은 많다. 허시의 문제의식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인종차별이라는 렌즈를 더한다. 인종차별이 극심한 미국에서 흑인 여성으로 살아온 허시는 ‘과로문화’의 원인으로 자본주의에 더해 백인우월주의를 지목한다.미국에 사는 흑인들 대부분의 조상들이 그렇듯 허시의 조상도 노예 출신이었다. 허시는 자신의 할머니가 고된 노동과 육아에 지칠 때면 잠시 눈을 감고 쉬던 모습을 떠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