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 60대 부부가 키운 삽살개 복순이는 마을에서 ‘충견’으로 불렸다. 남편 견주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크게 짖어 목숨을 구했기 때문이다. 복순이는 어느 날 주민에게 학대당해 코와 젖꼭지가 잘렸다. 부인 견주는 치료비가 비싸다며 복순이를 보신탕 식당에 넘겼다. 식당 주인은 복순이를 노끈으로 묶어 나무에 매달아 죽였다. 복순이 사건을 다룬 언론 기사에 ‘개만도 못한 사람들’이란 댓글들이 달렸다.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에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개에 대해 쓴 글 31편이 담겼다. 개의 행동을 교훈 삼아 인간의 잘못을 꾸짖었다. 주인을 불길서 구하려다 죽은 의구(義狗), 주인이 죽자 묘 곁에서 따라 죽은 열구(烈狗), 주인이 병을 앓자 꿩을 잡아온 효구(孝狗)의 이야기가 실렸다.조선시대에 집에서 기르는 소, 말, 돼지, 양, 닭, 개 여섯 짐승을 ‘육축(六畜)’이라고 했는데, 개를 가장 천하게 여겼다. 사람을 개에 비유...
지금 당장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살펴보자. 어제 담아둔 따끈따끈한 것에서부터 기억도 가뭇한 수년 전 사진들까지 당신의 소중한 순간들이 시기별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만의 어느 특정한, 사람과 사람들 그리고 공간과 사물들이 파노라마 풍경처럼 펼쳐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과장하자면 각각의 생명성으로 부각된 모든 사진들이 줄지어서 자기부터 봐달라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대충 훑지 못할 당신은 천천히 서두를 일 하나 없이 흐뭇하게 즐기면 된다. 어떤 사진 앞에서 당신은 눈을 못 뗀 채 뭉클해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재차 반복해서 보다가 깊은 상념으로 눈물이 쏘옥 빠질지 모른다. 괜찮다. 모두 괜찮은 순간이다. 이는 사실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통해 자기 삶의 의미를 재탐색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덧대자면 당신과 특정 시간을 공유했던 모든 존재들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얽...